샌프란시스코 여행하기 좋은 달 고르는 방법

요즘 미국 서부 여행 일정을 짜는 분들을 보면 샌프란시스코를 한여름에 넣는 경우가 많아요. 캘리포니아니까 7월이 가장 따뜻할 거라고 생각하기 쉽죠. 그런데 샌프란시스코는 조금 다릅니다. 여름에는 바다에서 들어오는 안개와 바람 때문에 흐리고 서늘한 날이 꽤 있어요. 여행 날짜를 고를 때는 달력의 계절보다 어떤 풍경을 보고 싶은지 먼저 생각하는 편이 좋습니다.
날씨를 우선한다면 9월이 가장 무난해요
처음 가는 여행이고 금문교, 해안 산책, 케이블카처럼 야외 일정을 많이 넣을 생각이라면 9월을 추천하고 싶어요. 미국 해양대기청의 1991~2020년 샌프란시스코 도심 관측 자료에서 9월 평균 최고기온은 약 21도, 최저기온은 약 13도입니다. 같은 자료에서 7월 평균 최고기온은 약 19도예요. 숫자만 봐도 이 도시의 여름이 우리가 떠올리는 캘리포니아의 여름과는 다르죠.
비를 만날 가능성도 비교적 낮습니다. 도심의 9월 평균 강수량은 약 2.5밀리미터이고, 하루에 0.25밀리미터 이상 비가 오는 날은 월평균 약 1.2일입니다. 물론 평균값이 여행 기간의 맑은 하늘을 보장하지는 않아요. 그래도 여러 날짜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걷는 일정이 많은 여행자에게 9월은 꽤 편한 선택입니다.
예를 들어 금문교를 보고 크리시 필드까지 걷는 날은 오전보다 오후 일정에 여유를 두면 좋아요. 안개가 걷히는 날도 있지만 하루 종일 남는 날도 있으니, 다리 전망 하나에 하루 계획을 모두 걸지는 않는 편이 마음 편합니다. 햇볕이 나면 따뜻하다가도 물가에 서면 금세 쌀쌀해져서 얇은 겉옷은 꼭 손이 닿는 곳에 두게 됩니다.
10월은 맑은 날을 기대하되 비 대비를 조금 더
10월도 샌프란시스코 여행하기 좋은 달로 자주 꼽힙니다. 도심 평균 최고기온이 약 21도로 9월과 큰 차이가 없고, 늦여름 같은 오후를 만날 수도 있어요. 산책이나 전망대 방문을 중심으로 일정을 짜기에도 좋습니다. 다만 달이 뒤로 갈수록 비를 염두에 둬야 해요.
도심 기준 10월 평균 강수량은 약 24밀리미터로 9월보다 뚜렷하게 늘어납니다. 비가 오는 날도 월평균 약 3.5일로 높아져요. 그래서 10월 여행이라면 야외 일정만 빽빽하게 채우기보다 미술관, 카페, 실내 시장처럼 비 오는 날로 옮기기 쉬운 장소를 함께 골라두면 좋습니다. 특히 10월 말로 갈수록 출발 직전 예보를 확인하고 동선을 조정하는 게 편해요.
9월과 10월 중 어느 쪽이 낫냐고 묻는다면 저는 9월에 조금 더 손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비 걱정을 덜면서 온화한 날씨를 기대할 수 있으니까요. 반면 선선한 공기를 좋아하고 일정 변경에 여유가 있다면 10월도 충분히 매력적입니다.
여름과 봄에 간다면 기대치를 이렇게 맞추세요
휴가가 6~8월에만 가능해도 여행을 미룰 필요는 없어요. 다만 반팔 차림으로 온종일 다닐 생각이라면 당황할 수 있습니다. 샌프란시스코 관광청은 여름철 안개와 지역별로 다른 날씨를 안내하고 있어요. 같은 날에도 바닷가와 도심 안쪽의 체감 온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금문교 주변에서는 바람막이가 필요했는데, 다른 동네에서는 햇볕이 따뜻하게 느껴지는 식이죠.
7월 도심 평균 최고기온은 약 19도이고 비는 드문 편입니다. 즉 여름 여행의 변수는 폭우보다는 안개와 바람에 가까워요. 금문교가 안개에 가려진 모습도 이 도시다운 풍경이지만, 선명한 사진을 꼭 남기고 싶다면 같은 장소를 다시 들를 수 있도록 일정을 조금 열어두는 게 좋습니다. 오후에 날씨가 나아지길 기다리는 동안에는 주변 동네를 걷거나 실내 장소를 방문하면 됩니다.
봄에는 4~5월을 후보로 둘 만해요. 도심 평균 최고기온은 4월 약 17도, 5월 약 18도입니다. 강수량도 겨울보다 줄어드는 흐름이지만, 아침저녁에는 제법 서늘해요. 9월만큼 따뜻한 날을 기대하기보다는 가벼운 겉옷을 입고 걷기 좋은 시기로 생각하면 만족도가 높습니다.
여행 목적에 맞춰 달을 고르는 순서
날씨만으로 날짜를 결정하기 어려울 때는 하고 싶은 일부터 적어보면 선택이 쉬워져요. 우선순위를 세 가지만 골라보세요.
- 금문교와 해안 풍경을 맑은 하늘 아래 보고 싶다면 9월을 먼저 확인합니다.
- 선선한 가을 분위기가 좋고 비 오는 날의 대안 일정도 괜찮다면 10월을 봅니다.
- 학교 방학이나 휴가 때문에 여름에 떠난다면 안개를 감안하고 옷을 여러 겹 챙깁니다.
항공권과 숙박비도 같은 달 안에서 날짜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요. 기온이 조금 더 좋은 날짜를 찾느라 예산이 크게 늘어난다면, 며칠을 앞뒤로 움직여 비용과 일정을 함께 비교하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또 출발 전에는 여행 기간의 예보를 보고 야외 활동이 많은 날과 실내 활동이 많은 날의 순서를 바꿔두면 좋고요.
제 기준에서 가장 편하게 권할 수 있는 달은 9월입니다. 그래도 샌프란시스코는 같은 날 동네를 옮겨 다니는 것만으로 날씨가 달라지는 도시예요. 어느 달을 고르든 얇은 겉옷 하나와 바뀔 수 있는 하루 일정 정도를 준비해두면, 예상 밖의 안개까지 여행의 한 장면으로 받아들이기 쉬울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