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자를 위한 북유럽크루즈여행 고르는 방법

얼마 전 친구가 북유럽크루즈여행을 알아보다가 노선표를 보여줬는데, 도시 이름은 멋진데 막상 어디를 골라야 할지 감이 안 온다고 하더라고요. 사실 북유럽 크루즈는 배가 좋은지보다 항로와 계절을 먼저 봐야 만족도가 훨씬 올라갑니다.
처음이면 항로부터 고르기
북유럽크루즈여행은 크게 피오르 중심 노선과 발트해 도시 중심 노선으로 나뉩니다. 피오르 노선은 베르겐, 플롬, 게이랑에르, 올레순 같은 노르웨이 서해안 풍경을 보는 여행에 가깝고, 발트해 노선은 코펜하겐, 스톡홀름, 헬싱키, 탈린처럼 도시 산책 비중이 큽니다.
처음 가는 사람에게는 7박 안팎의 코펜하겐 출발 발트해 노선이 부담이 적습니다. 반대로 자연 풍경을 오래 보고 싶다면 노르웨이 피오르가 들어간 10~12박 일정을 보는 편이 낫습니다. 노르웨이 관광청 안내에서도 게이랑에르피오르와 네뢰위피오르가 대표적인 피오르 풍경으로 자주 언급될 만큼, 이쪽은 배에서 보는 시간이 여행의 큰 장면이 됩니다.
- 도시 산책이 좋다면 코펜하겐, 스톡홀름, 헬싱키, 탈린 포함 노선
- 자연 풍경이 우선이면 베르겐, 플롬, 게이랑에르 포함 노선
- 첫 크루즈라면 7박, 여유가 있으면 10박 이상
시기는 5월 말부터 9월 사이가 무난해요
북유럽은 여름이 짧습니다. 그래서 6~8월은 햇빛이 길고 갑판에 나가기도 좋아 가장 인기가 많습니다. 다만 그만큼 선실 가격이 오르고, 유명 기항지에는 사람이 몰립니다.
개인적으로는 5월 말~6월 초, 또는 9월 초를 꽤 괜찮게 봅니다. 5~6월은 노르웨이 쪽 폭포 수량이 풍부한 편이고, 9월은 붐비는 느낌이 조금 줄어듭니다. 대신 9월 이후에는 바람이 차가울 수 있어 얇은 패딩이나 방풍 재킷이 필요합니다.
선실은 전망보다 생활 패턴으로 고르기
크루즈 예약 화면을 보면 발코니 선실이 제일 눈에 들어옵니다. 물론 피오르 노선에서는 발코니가 주는 만족감이 큽니다. 아침에 커튼을 열었는데 산과 물길이 바로 보이면 돈을 더 낸 이유가 꽤 분명해지거든요.
그런데 발트해 도시형 노선이라면 안쪽 선실이나 오션뷰 선실도 충분히 현실적인 선택입니다. 낮에는 계속 밖에 나가 있고, 밤에는 씻고 자는 시간이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예산이 한정돼 있다면 선실을 낮추고 기항지 투어나 전후 숙박에 쓰는 게 더 기억에 남을 때도 많습니다.
- 피오르 감상이 목적이면 발코니 선실 우선
- 도시 기항지가 많으면 오션뷰나 내부 선실도 고려
- 선내 팁, 음료, 와이파이, 유료 식당 비용까지 같이 계산
기항지는 욕심을 조금 덜어내기
크루즈 일정표에는 하루에 한 도시가 적혀 있어서 쉬워 보입니다. 근데 실제로는 하선, 이동, 관광, 재승선 시간을 모두 챙겨야 합니다. 예를 들어 탈린은 관광 안내 기준으로 항구에서 구시가지까지 걸어서 15~20분 정도라 자유여행이 편한 편입니다. 반면 피오르 지역은 전망대나 산악열차처럼 이동 시간이 걸리는 일정이 많아 선사 투어가 마음 편할 수 있습니다.
헬싱키처럼 부두가 여러 곳인 도시는 내 배가 어느 터미널에 서는지 꼭 확인해야 합니다. 같은 도시라도 부두 위치에 따라 시내 이동 시간이 달라집니다. 저는 크루즈 기항지마다 꼭 하고 싶은 것 1개, 여유가 있으면 할 것 1개만 정해두는 방식을 좋아합니다. 그러면 날씨가 바뀌거나 배가 늦게 도착해도 여행이 덜 흔들립니다.
짐은 여름이어도 가볍게만 싸면 아쉬워요
북유럽크루즈여행에서 가장 자주 듣는 말이 바로 옷을 어떻게 챙기느냐입니다. 7월에도 바람이 불면 갑판은 꽤 춥고, 실내는 난방이나 냉방 때문에 체감이 달라집니다. 반팔만 챙기면 사진 찍을 때보다 기다리는 시간이 더 힘들 수 있습니다.
- 얇은 긴팔, 니트, 방풍 재킷을 겹쳐 입기
- 비가 잦은 지역을 대비해 접이식 우산보다 후드 있는 재킷 준비
- 갑판용 미끄럼 적은 신발과 도시 산책용 편한 신발 챙기기
- 선내 저녁 식사용 단정한 옷 1벌 정도 넣기
제가 다시 북유럽 크루즈를 고른다면, 처음에는 7박 발트해 노선으로 감을 잡고 다음 여행에 노르웨이 피오르를 길게 넣을 것 같습니다. 북유럽은 도시도 예쁘지만, 배 위에서 천천히 지나가는 빛과 바람이 오래 남는 여행지라서요. 일정표에 도시를 많이 채우는 것보다 내가 보고 싶은 장면을 선명하게 고르는 쪽이 훨씬 만족스럽습니다.
